동감
소은은 현재 1979학번의 맑고 티없는 영문과 학생.한 남자를 짝사랑하며 그 남자 하나로 인해 세상 모두가 행복하고 예뻐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고물 무선기 하나를 얻게되고, 서툰 교신 도중 '인'이라는 남자를 만난다. 인이 소운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인은 햄에 서툰 소은을 위해 초보자를 위한 아마추어 무선 교본을 전해주려고 학교 시계탑 앞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연일 이어지는 데모, 맑은 날씨의 학교교정은 최루 가스로 자욱하다. 소은은 아직 공사중인 학교 시계탑 앞에 서서 데모행렬을 보며 인을 기다리지만 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약속시간은 벌써 2시간을 넘어가고, 얼마나 더 지났을까. 하지만 인 역시 학교 시계탑 앞에서 장마비를 맞으며 소은을 기다리고 있었는데학교 시계탑은 이미 완공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둘은 결국 만나지 못한다.

그날의 어긋난 약속으로 각자 화가 난 인과 소은, 다시 교신을 시작하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음을 깨닫는다.소은은 79년도 영문과 학생이며 인은 2000년도의 광고창작과 학생. 그러니까 그들은 21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아주 먼 공간에서 교신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2000년의 세상은 어때요, 살맛나는 세상인가요, 혹시 사랑을 이루는 묘약은 발명되지 않았나요?'

무선통신을 전파를 타고 흐르는 가슴아린 사랑. 숙명적인 쓸쓸한 인연의 고리. 1979년과 2000년에 가로놓인 간극을 넘어 그들은 실제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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