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이 되는 7가지 방법
[들어가는 문은 넓고, 나오는 문은 좁다]

영화산업이 부흥하고 있다. 외화 수입권을 따오기 위해 한국영화를 제작하던 제작사들이 좋은 영화제작에 힘을 쏟고 있고 대기업들도 앞다 투어 영화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영화산업을 둘러싼 환경의 개선은 영화 인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특히 젊은 영화 인력 진출에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제작 여건은 자본을 쥔 사람들이 제공하지만 영화의 질은 감독만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영화산업 향방의 핵심키는 감독이 잡고 있다는 뜻이다. 창작의 주역, 감독이 되는 몇 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감독이 되는 길은 오로지 한 방법 밖에는 없었다. 흔히 영화판에서 '막내'라 부르는 연출부 써어드로 들어가 커피 심부름같은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가며 어깨너머로 현장의 분위기와 감독의 역할을 배워나가는 것이 감독이 되는 유일한 길이었다. 써어드 로부터 출발하여 세컨드를 거쳐 퍼스트 조감독이 되고 드디어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감독이란 명칭을 달고 데뷔하기까지 걸리는, 5년에서 10년이라는 만만치않은 시간 소비의 감수는 감독을 꿈꾸는 자라면 당연 히 각오해야 할 기본 명제였다.

하지만 근래에는 영화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충무로 실전 경험과는 다른 영화적 체험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이 가진 역량이 충분하다고 인정받으면 굳이 써어드부터 출발하지 않아도 데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흔한 예는 아니지만 홍상수 감독은 조감독 생활을 거치지 않고도 좋은 작품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이제 감독이 되는 것은 순전히 자기가 하기 나름이다. 감독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

1.연출부 생활로 감독이 된다

연출부로부터 감독의 꿈을 키워나가는 것은 이른바 '감독이 되는 길'의 가장 고전적이고 정통적인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영화 한 편당 동원되는 연출부의 인원은 5명 정도이다. 조감독 1명, 세컨드 1명, 써어드 2명, 스크립터 1명이 한 팀을 이룬다. 조감독은 감독의 오른팔이 되어 촬영과 정 전반을 책임진다. 스크립터는 진행의 모든 사항을 기록한다. 일명 딱 딱이로 불리는 클리퍼보드를 치는 일은 써어드의 몫이다.

연출부 생활은 써어드를 거쳐 세컨드, 조감독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지만 반드시 그 전철을 밟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균 동 감독이나 박광수 감독은 써어드를 하다 바로 데뷔한 케이스이고 최근 에는 영화에 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은 바로 퍼스트 조감독이 되기도 한다. 데뷔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 많이 단축된 셈 이다. 그렇다 해도 3∼4년의 연출부 생활은 기본이다.

연출부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즘 신인 감독이 받는 연출료는 대략 1천 5백만원에서 2천만원 선. 3∼4년 전만 해도 연출부의 수입은 감독에게 돌아온 연출료의 절반 을 가져다 역할에 따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요즘은 제작사와 합의 아래 1천 5백만원 정도의 연출부 몫을 따로 책정하기도 한다. 연출 부의 막내인 써어드의 경우 한 작품당 약 1백 50만원 정도를 받는다. 1년에 할 수 있는 작품 수가 많아야 2∼3편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아무 리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해도 연봉 3백만원을 넘어설 수가 없다는 결론 이다. 감독이 되려면 궁핍한 생활은 각오해야 한다.

연출부로 시작하면 풍부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고 충무로 인력을 다양 하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연출부 생활을 단축하려면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 것도 한 방편이 된다. 좋은 시나리오만 쥐고 있다 면 제작사 잡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연출부 출신 감독들]

임권택, 이장호, 곽지균 등 충무로의 대다수 중견 감독들이 이 경로를 밟아 데뷔했다. 프로듀서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강우석 감독도 한때는 정진우, 정인엽 감독 밑에서 수련기간을 쌓았다. <개같은 날의 오후>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이민용도 대학 3학년 때부터 송영수 감독 연출부로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제작과정 참여를 시작으로 박철수 감독의 <어미>,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등의 영화에서 조감독 일을 했다. 이처럼 감독이 되려는 이들에겐 어떤 절차를 밟아 데뷔를 하게 되든 현 장경험을 익힐 수 있는 연출부 생활이 필수적이다.

그밖에 <김의 전쟁> <테러리스트>를 만든 김영빈은 임권택 감독, <그들만의 세상>의 임종재는 장길수·장선우 감독, <박봉곤 가출사건>의 김태균은 강우석·이명세 감독, <세친구>를 제작중인 임순례는 여균동 감독 밑에서 수련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출부가 되려면]

영화에 관한 모든 일은 대부분 인맥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출부로 입문하는 것도 예외는 아니다. 연극영화과를 졸업해 스승이나 선배 밑에서 혹은 그들이 소개해 준 사람 밑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데도 줄설 곳이 없는 사람이라면 화술이 밑천이 다. 평소 동경하던 감독을 찾아가 영화를 하고 싶다는 굳은 결의를 밝히 고 어떤 궂은 일도 해낼 자신이 있다는 각오를 피력해야 한다. 앉아서 전화통을 붙잡고 있는 것보다는 얼굴을 들이미는 게 상책이다. 문은 두 드리는 자에게만 열린다.

2.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다

영화진흥공사 부설인 영화아카데미는 2년 과정으로 연출, 촬영 등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곳으로 많은 영화 지망생들이 4년제 영화학과를 졸업하고도 이 곳에서 다시 공부할 만큼 실질적인 교육을 한다. 이제는 명실공히 한국영화인력 산실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올해 13기 18명의 신입생을 받은 영화아카데미는 84년 영화진흥공사 산하 영화전문 교육기관으로 출범하여 지금까지 총 1백 56명의 졸업자를 배출, 영화계 최대의 인맥을 자랑하며 충무로의 큰 실세로 급부상중이 다.

이미 데뷔한 20여 명의 감독들 외에도 50여 명이 조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밖에도 유지나·김소영·편장완 등이 학계와 평론계에 포진해 있고 프로듀서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만 해도 4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 곳 출신의 대표주자 격인 이민용 감독은 '영화 실기란 다른 예술 분야와는 달리 마음껏 연습하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개인의 경제능 력만으로 훈련을 하기에 역부족이다. 영화아카데미는 다른 교육과정에 비해 비교적 많은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카메라 메커니 즘은 물론 조명·녹음·현상 등 기술적인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곳이다.'라며 영화아카데미를 권한다.

지난 해까지 12명의 신입생을 받았던 영화아카데미는 올해부터는 18명 의 신입생을 모집하고 교육기간도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렸다. 영화아 카데미의 1년 예산은 약 1억 6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총 3학기로 구성돼 있다. 학기당 수업료는 60만원이다. 실습 위주의 교육 이 가장 큰 장점이며 강사진도 대부분 충무로 현장경험이 풍부한 사람들 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영화아카데미를 졸업했다고 당장에 감독자리 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이 충무로 연출부로 들어가 다시 현장경 험을 쌓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출부 막내부터 시작해야 되는 다른 이 들과는 달리 이곳 출신들은 인맥을 통해 바로 조감독이 되거나 한두 편 의 시나리오만으로 쉽게 데뷔할 수 있다.

[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들]

<게임의 법칙>의 장현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오병철, <내일로 흐르는 강>의 박재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원한 제국> 의 박종원, <결혼이야기>의 김의석 등은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도 아카데미를 졸업한 케이스이고 영화과 출신이 아니면서 이곳을 나온 감독들로는 <개같은 날의 오후>의 이민용,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 <그대안의 블루>의 이현승, <백한번째의 프로포즈>의 오석근, <복카치오> <우연한 여행>의 김정진, <회색도시>의 안재석, <그들만의 세상>의 임종재, <박봉곤 가출사건>의 김태균 등이 있다.

[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가려면]

지원 자격은 전문대 졸업 이상이며 전공제한은없다. 그러나 4년제 대학 에 재학중인 학생은 지원할 수 없다. 전형은 1차로 영어·작품구성· 공간구성 등의 실력 테스트를 보고 2차로 면접·포트폴리오 평가·신체 검사 등을 받는다. 문의 및 접수는 영화진흥공사 진흥부로 하면 된다. 시험은 매년 3월에 있다. 97년 선발요강은 내년 2월쯤에 발표될 예정이 다. (주소: 동대문구 청량리동 206-46 전화번호: 9587-572∼4)

3.영화학과 졸업 및 영화서클에 가입한다

이 경우는 미리 이론과 실기를 미리 익혀 현장투입시 적응이 빠르다는 장점과 많은 선후배 분포되어 있어 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영화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에서 영화를 배운 감독은 상당히 드문 편이었으나 요즘 젊은 감독들 중에는 영화계에 들어 오기 전 이미 영화적 학습을 마치고 입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현재 전국 약 18개 대학에 영화학과 또는 연극영화과가 개설되어 있다.

하지만 연기와 연출의 구분은 물론 연극과 영화 전공 분류조차 뚜렷하 지 않아 전문적인 영화연출 교육은 기대할 수 없고 제작에 필요한 기자 재 등도 턱없이 부족해 충분한 실기교육은 불가능하다. 95년에 생긴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은 풍부한 기자재와 실습위주의 교육, 전문지식 을 갖춘 교수진 등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학교다. 그러나 졸업생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실적을 가늠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영화학과 출신 감독들]

<투캅스> <마누라 죽이기>의 강우석, <결혼이야기> <총잡이>의 김의석, <개그맨> <남자는 괴로워>의 이명세 <꼬리치는 남자>의 허동우, <게임의 법칙>의 장현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오병철, <내일로 흐르 는 강>의 박재호, <테러리스트>의 김영빈,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원한 제국>의 박종원 등이 있다.

[영화서클 출신 감독들]

<그들도 우리처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박광수, <장미빛 인생>의 김홍준,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반을 찾습니다>의 황규덕, <가슴에 돋 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의 홍기선,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의 김동 빈 등은 얄라성 또는 이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한 서울영상집단 출신이 다.

4.연극영화과에 들어가려면

동국대, 한양대, 중앙대, 상명대 등은 연출·이론 분야 지망생들의 경 우 실기없이 내신과 수능 시험만으로 선발하고 있다. 특히 중앙대학교의 경우 94년도부터 아예 연기교육을 폐지하고 제작과 이론만 교육한다. 그밖에 동신대, 용인대, 서울예전, 백제예전, 대구전문 등의 학교에서 는 40퍼센트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실기테스트를 하는데 '글을 읽은 뒤 어떤 그림, 어떤 노래가 떠오르는가' 등을 묻는 상상력·연상력 테스 트, 글이나 그림을 보여주고 장면 구성 능력을 측정하는 창의력 테스트 를 통해 관찰력·분석력·해석력 등을 평가한다.

5.시나리오작가로 활동한다

알려진 바대로 쿠엔틴 타란티노는 시나리오작가 출신 감독이고, 프란시 스 F. 코폴라, 조지 루카스, 올리버 스톤 등도 시나리오 집필 능력을 겸 비한 감독들이다. 시나리오작가 출신 영화감독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순수 시나리오 작가가 감독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시나리오 출 신 감독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연출 준비단계로 시나리오를 공부한 사람들이다. 간혹 배우나 촬영기사가 감독이 되기도 하지만 감독 과 가장 유사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시나리오 작가들이다. 감독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있어 시나리오를 만들고 분석하는 능력은 필 수요건이다. 카메라 메커니즘을 다소 몰라도 연출은 가능하지만 시나리 오를 모르고서는 좋은 감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돈을 들이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 것과 같아, 연출지망생들에게는 가장 저렴한 감독 준비과정이 될 수 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감독들]

박헌수는 <결혼이야기>와 <그여자 그남자>의 시나리오를 쓰고 <구미호> <진짜사나이> 등의 영화를 만들었다.

<손톱>을 만든 김성홍은 <달콤한 신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투캅스 1> <투캅스 2>의 시나리오를 썼다.

<피아노맨>의 감독 유상욱은 <김의 전쟁> <두 여자 이야기>의 시나리오 를 집필한 경력이 있다.

<은행나무 침대>로 데뷔한 강제규 감독은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장미의 나날> <게임의 법칙> 등 4편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이밖에도 장선우 감독 역시 영화계에 진입하기 전 TV 드라마 각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감독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시나리오작가로는 <장미빛 인생> <축제>의 육상효,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이창동 등이 있다. 박철수 감독의 <301·302>로 지난 해 청룡영 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이서군도 이미 <자살파티>라는 작품으로 '95 금관 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해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입증해 보인 바 있고 현재 한·미 합작으로 장편영화를 제작중이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려면]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려면 시나리오를 가지고 감독을 직접 찾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정식으로 공모전에 입상하는 방법도 있다. 영화진흥공사 에서는 해마다 2번씩 극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한다. 대개 6월과 11월에 공모하는데 상반기에는 자유주제를, 하반기에는 특정주제를 공모 한다. 대상은 기성과 신인 구분없고 상반기에는 3편, 하반기에는 2편의 우수작을 선정한다. 입상작 고료는 1백만원이며 입상작이 제작사에서 영 화화될 경우 5백만원의 별도 창작격려금이 지급된다. 이밖에도 각 영화 사에서 필요에 따라 공모전을 기획하기도 하므로 미리 작품을 준비해 두 었다가 응모해보는 것이 좋다.

6.단편영화제에서 입상하거나 독립영화를 제작한다.

상업영화와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단편영화나 독립영화 제작 을 하다 제도권 영화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영화는 상영시간이 짧고 주목하는 이야기 범주에 차이가 있을 뿐 기존 영화 제작과 별 차이 가 없다. 따라서 단편영화나 독립영화 제작에 선두를 지휘한 경험이 있 는 감독이라면 장편 극영화를 만들 수 있는 역량 또한 충분하다 해도 과 언이 아니다.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진 단편영화제는 신인영화제, 금관영화제, 부산 동백 문화예술 영화제 등이 있고 삼성나이세스가 후원하는 단편영화제도 두 돐을 치렀다. '비판과 저항, 그리고 실험과 자유'를 절대절명의 존재 이유로 알고 영화를 만드는 독립영화군도 배급이 전무한 현실에서 자신 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며 영화를 만들고 있다. 현재 활동중인 독립영화군 은 '보임' '푸른영상' '청년' 등 10여개의 단체가 있다.

[독립영화 출신 감독들]

동숭아트센터에서 영화를 상영, 제도권 진출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 <엘리베이터>를 연출하는 민 병천, <부활의 노래>로 데뷔한 이정국 등 단편영화제 출신 감독들 <유리>의 양윤호는 <가변차선>이라는 단편영화로 신인·동백·금관 등 각종 영화제를 석권한 바 있고 <세친구>를 제작중인 임순례 감독은 <우중산책>이란 영화로 제1회 서울 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독립영화 단체에 가입하려면]

독립영화 단체는 동인제 형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사람을 모집하는 공채 형식은 따로 없다. 별도로 교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경험없는 아마추어들은 가입할 수가 없다. 필름작업 성과물을 가진 사람이나 제작 노하우를 알고 있는 사람, 제작 일정 참여도가 인정되는 사람들 위주로 수시 모집한다.

7.영화 유학을 간다

국내 영화교육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해외유학도 매력이 있다. 하길종과 박광수 등을 제외하면 중견 감독들 중에는 외국에서 공부를 한 예가 극히 드물지만 최근에 등장한 감독들 중에는 상당수가 있어 그야말로 '유학파'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영화관련 학과로 유명한 대학은 미국 의 뉴욕대(NYU)와 남가주대(USC), 독일의 베를린영화 아카데미, 일본의 와세다대, 프랑스의 파리 제3대학과 페미스(FEMIS)와 에섹(ESEC),영국의 워릭대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영화과의 등록금은 일반대학의 4∼5배에 이른다.

뉴욕대의 경우 1년에 약 1천 6백만 원의 학비가 들어 타지에서 온 유학생 한 사람이 4년제 학부 또는 3년제 영화제작 대학원을 졸업하려면 바퀴벌레와 머리를 맞댄 궁핍한 생활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최저 1억 2천 만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론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국내 교육실정과는 달리 실제 제작위주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영화 외적인 문화환경이 좋아 정신적이 자양분을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학을 다녀왔다고 바로 입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정도의 충무로 현장 경험을 거치게 된다. 임순례 감독은 93년 여균동 감독의 <세상밖으로>에서 스크립터로 일한 경험이 있고 이광훈도 이장호 감독 연출부로 영화를 시작했다. 오일환 역시 유학 후 바로 충무로 연출부 생 활을 시작해 2년간 데뷔 준비를 했다. 이들은 영화가 일정한 공정을 거 쳐 만들어지는 것인 만큼 충무로 연출부로 시작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 여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으로서 영화를 배우는 것과 직업인의 자세로 영화를 만드는 것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대학에 입학하려면]

다른 유학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반 상식과 인문과학 지식, 기본적인 어학능력은 필수다. 그밖에도 전공에 필요한 특수시험을 본다. 시험은 보통 1주일 정도 치르게 되는데 내용은 구술로 자기 소개하기·영화비평 쓰기·주어진 테마를 영상매체를 통해 표현하기·스토리 구성 등이다. 그 외에도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거나 정해진 시간 안에 8mm 무성영화제작 이나 7쇼트짜리 영화 만들기 등의 실기를 보는 곳도 있다.

8.그 밖의 방법

기획실 출신

각 영화사마다 운영되고 있는 기획실도 감독 데뷔의 기본 터로 각광받고 있다. 기획업무를 통해 영화에 접근하기에 연출을 기획자의 입장에서 객 관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얀 비요일> <리허설>의 강정 수가 대표적인 기획실 출신이다.

배우출신

현장에서 배우로서 느낀 분위기를 연출자의 입장으로 전환하여 연기를 요구하기에 배우의 리듬감을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명중, 진유영 등이 이 케이스에 속한다.

PD 출신

지난해부터 김종학, 고석만, 황인뢰 등 PD 출신들이 '감독 선언'을 한데 이어 최근엔 이진석, 이장수가 PD출신 감독군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실질적인 작업을 시작한 사람은 이진석 감독. 82년 방송사에 첫발을 들여 <푸른교실> <우리들의 천국> <사랑을 그대 품안에> <아파 트> 등의 드라마를 만들고 최근 영화 <체인지>의 제작발표회를 마친 이 진석은 '충무로의 조감독은 제대로 연습작품을 찍어볼 기회조차 없지만 방송 PD는 조연출 시절부터 많은 훈련을 쌓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한다. 최근 <301·302>와 <학생부군신위>로 새로운 일로를 걷고 있는 박철수 감독도 MBC 드라마 PD 출신이다.

[홍상수 감독이 말하는 감독지망생의 기본요건]

1. 무조건 많이 본다.

영화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만큼 효과적이진 않지만 실제 제작 훈련이 불 가능한 상황에서 많이 보는 것 이상의 훈련은 없다. 평론을 참조하는 것 도 좋지만 될 수 있으면 '맨눈'으로 보는 습관을 들이라는 게 선배 감독 들의 조언이다. 자신도 모르게 관습적 표현에 익숙해질 우려가 있기 때 문이다. 한 편의 영화도 보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고 보면 영화는 소리와 그림 등 몇몇 요소들로 파악될 것이다. 각각의 요소를 해부할 수 있다면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립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2. 일상은 초월하라.

무신경할 줄도 알아야 한다. 하루아침에 유명한 감독이 되는 일은 없다. 거기에 도달하게 해주는 것은 열정 뿐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모든 일을 잘하려 하다보면 금방 지쳐버릴 것이다. 감독을 하면서 모든 역할을 잘 해내려는 건 불가능하다. 필요한 것 외엔 좀 무관심해지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고 감독이라는 직업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방법이다.

3. 자유롭게 사고하는 방법을 체득하라.

자기 틀을 짜놓고 그 속에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은 영화와는 생리가 맞 지 않은 사람들이다. 사고가 자유로워야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 많이 듣고 많이 봐서 '걸어다니는 잡학사전'이 돼야 한 다. 그래야 자기만의 가치관과 철학이 생긴다. 이것이야말로 감독이 지 녀야 할 기본기이다.

4. 영화 메커니즘에 친숙해져라.

'카메라'와 친할 필요가 있다. 스필버그는 8mm 카메라로 사물을 찍기 시작하면서 영화를 접했다고 한다. 카메라의 파인더를 통해 세상 들여다 보는 재미를 안다면 이미 반쯤은 영화인이 되었다고 자신해도 좋다. 그러다 보면 커트와 편집 개념도 생긴다. 파인더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 이 곧 영화가 되고 그런 습관이 익으면 사고가 영화적으로 발전한다. 화면을 선택하게 되고 자신의 영화적 빛깔도 생기는 것이다.

5. 활자 매체도 등한시하지 마라.

영상매체의 기본 근간을 활자 매체로 이루어진다. 감독이 필수적으로 갖 추어야 할 기본기 중의 하나도 바로 시나리오 분석 능력이다. 소설을 읽 으면서 줄거리를 영화적 구성으로 재배치하는 습관이나 신문에 나오는 사건을 모티브로 한 편의 영화 줄거리를 만들어내는 습관 등은 영화적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6. 리더십이 강한 캐릭터가 되라.

감독은 함께 작업하는 팀에게 왜,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독특한 비전 과 정교한 틀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추진력 있게 팀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공동 작업 속에서 감독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즉 함 께 일하는 사람들을 돌보아주고 동시에 규율을 세워 작업을 진행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훈련이 필요하고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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