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자가 말하는 방송3사 드라마 공모

들어가며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많은 지원자들에게 방송3사의 드라마 공모는 고시와도 같다. 매년 1회씩 실시되는 KBS, MBC, SBS의 드라마 공모에는 수천 편의 원고가 쇄도하지만 당선자는 고작 4명에서 6명 정도의 바늘구멍 보다 더 좁은 길이다. 최근 MBC 인기드라마 '인어아가씨' (극본 임성한, 연출 이주환)의 영향 탓으로 방송작가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방송작가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방송 3사의 드라마 공모의 심사과정과 심사기준과 당선후의 활동내용 등을 중심으로 KBS, MBC, SBS의 드라마 공모 실무 담당 PD들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방송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심사기준과 심사방식은 유사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성이라는 사실에 모든 방송사가 방점을 찍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며 좋은 작품은 반드시 당선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방송 작가를 꿈꾸는 작가지망생들에게 작은 정보지만 도움이 되리라 믿으며 건투를 빌어본다.

KBS

KBS의 드라마 공모의 심사과정은 대략 3개월에 걸쳐 이루어진다. 우편접수와 인터넷접수가 마감되면 1차 심사를 시작한다. 1차심에서는 드라마국 전원의 PD 50여명이 공모 접수된 모든 드라마를 균등 배분하여 각각의 점수표를 기준으로 심사한다. 이렇게 실무 PD들에 의해서 심사된 드라마는 대략 3100편에서 4100편 정도가 2차심사로 걸러진다고 한다. 이렇게 올라온 작품들은 중견PD와 CP, 차장급으로 구성된 2차심사위단 20명 정도에 의해서 정밀 구독된다고 한다.

2차 심사위원단에서는 작품의 변별력과 공정성을 위해서 크로스체킹 방식의 채점표를 사용하여 대략 20편 정도를 최종 심의에 올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올라온 약 20편정도의 작품은 최종심인 3차심사를 위해 '특별심사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특별심사위원회는 중견급 외부작가와 CP급 이상의 책임프로듀서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서도 크로스체킹 방식의 채점표를 작성하여 마지막 6편의 작품을 선택하게 되어있다. 이 6편의 작품은 점수표상 총점에서 상위부터 6위까지의 작품이 공모 당선작으로 선택되는 것이다.

이렇게 당선된 6명정도의 작가는 KBS의 인턴작가로 활동하게 된다. 인턴작가 기간은 1년이며 매달 한편의 원고를 합평회를 통해서 발표해야 한다. 합평회에서는 담당PD와 함께 작품에 대해서 논의하며 KBS의 단막극인 '드라마시티'에 방영되기도 한다. 방송된 원고에 대해서는 원고료를 지불 받는다. 인턴작가 기간이 끝나면 합평회 기간동안의 성과와 발전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계약작가로 활동하게 된다.

KBS의 드라마 공모의 심사기준은 드라마의 작품성이 최우선이다. 많은 지망생들이 작품을 제출하고 있지만 드라마적인 기본을 갖추지 않은 글들은 우선 제외된다. 다시 말한다면 드라마를 쓰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심사를 통과하기란 정말로 별따기가 될 것이다. 드라마적인 메커니즘, 연출기법, 드라마에 적합한 대본, 방송적 이해를 알고 쓰는 작품이 좋은 점수를 받는데 유리하다. 한가지 힌트를 더한다면 KBS의 사극작가 양성방침에 따라 KBS 드라마 공모에서 사극을 써서 낸다면 조금 더 주목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MBC

MBC의 경우도 심사과정의 차이는 크지 않다. 1차심사는 현업 PD 20명에서 25명 정도의 1차심을 거쳐야 한다. 98년 공모의 경우 약 4,200편 정도의 작품의 접수되었고 1차심사에서 PD 1인당 약 100편에서 150편 정도의 작품을 심사했었다. 보통 1차 PD심사에서 PD 한사람당 8편에서 10편 정도의 작품을 2차심에 추천하지만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사람이 한편도 추천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 이상을 추천하기도 한다. 이렇게 1차심을 통과한 작품은 대략 200편에서 250편 정도이며 2차심에서는 2인 합의제도에 의해 30편에서 35편 정도를 3차심의에 올리게 된다. 3차심사위에서는 이중에서 7편 정도를 최종심의에 올리게된다. 최종심의는 MBC CP급 PD 8인심위위에서 최종심에 올라온 모든 작품을 심사하게 된다.

KBS의 경우와 다른 것은 기성작가가 심사위원에서 배제된다는 것이다. 3차심사위인 8인심위에서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최고점수와 최저점수를 제외한 나머지점수를 합산한 결과를 토대로 최우수 1편, 우수 2편, 가작 4편의 총 7편의 작품의 우열을 가린다. 따라서 실제심사는 4심제가 된다. 당선자들은 MBC의 상금과 별도로 월급을 받으며 인턴작가과정을 거치게 된다. 인턴작가 과정은 6개월이며 월 1회의 합평회를 거치게 된다. 인턴작가 기간이 끝나면 1년간 약 3~4명 정도가 보통 재계약이 된다고 한다. 합평회의 성적은 재계약과정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MBC공모라고 해서 다를 것은 크게 없다. PD들이 좋은 작품을 원하기 때문에 모든 제출작품을 읽는다. 당선작중에서 멜로드라마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제출된 원고중 90%이상이 멜로물이므로 확률이 높을 뿐이며 시대적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한다. MBC의 공모는 작품을 뽑는 것이 아니고 작가를 선발한다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소재와 주제의 한계는 없으며 때로는 드라마적 요소가 부족하더라도 작가적 역량이 보인다고 한다면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제작이 불가능하더라도 심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앞으로의 드라마작가를 뽑는다는 기준으로 심사를 한다고 한다.

SBS

SBS의 심사과정도 1차심에서 현업PD를 거쳐야한다. PD 1인이 약 90여편에서 100여편을 1차 심사하고 이중에서 약 10편 정도씩을 2차 심사위에 올린다. 이때 1차심에서 워드로 작성되지 않은 원고나 극형식을 갖추지 않은 원고는 1차심에서 제외될 확률이 아주 높다. 즉 원고지나 이면지 등에 필기구를 이용하여 쓴 글이나, 소설이나 수필, 일기형식의 작품들은 1차심을 통과할 수 없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1차심을 통과한 작품들은 2차심사를 거친다. 2차심사 역시 PD들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SBS의 경우는 PD들이 2박 3일간의 합숙을 통하여 정밀 심사를 한다. 2차심위에서는 합숙을 통해서 심사위원의 주관과 취향에 따라 서로 다른 관점을 토론하여 점수를 부여하며 이 토론과정을 거쳐서 선별된 약 15편의 내외의 작품을 3차심사위에 올린다. 3차 심사위원회는 8명으로 구성되며 경륜 있는 기성작가 4인과 부장급이상 PD 4인으로 구성된다. 3차심위 역시 각각의 점수를 비교하여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며 최연장자 작가를 심사위원장으로 하여 동점일 경우 심사위원장의 선택에 따라 수상작을 정하게 된다.

SBS는 인턴쉽제도가 폐지되었기 때문에 타방송사와 달리 인턴작가 과정이 없다. 따라서 당선자는 곧바로 작가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좋은 작품을 계속적으로 발표할 수 없다면 계약을 따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공모에 제출된 작품들은 1,2차 심사에서 PD들의 눈을 통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PD들의 심사경향에서 중요시되는 것은 우선 방송 제작환경을 이해하는 작품일수록 좋다고 한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대화하는 장면이 10여분이상 계속된다던가, 회상신이 유난히 많은 등 방송의 기술적 측면을 이해하는 원고일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종심에서는 새로운 소재와 신선하고 도전적인 주제의식을 담은 작품이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한다. 사극의 경우는 단막극에서는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고 SF적인 요소는 구성도에 따라서 가산점을 받기 쉬울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패션이 지나간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도 좋은 점수는 멀어지는 결과가 될 것이다.

맺음말

방송작가의 좁은 문인 방송작가 공모를 통해 드라마작가가 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꾸준하게 노력해서 두드린다면 결코 열리지 않는 문도 아닐 것이다. 방송3사의 드라마공모의 약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관해서 통용되는 하나의 당선기준은 작품성이다. 좋은 작품은 반드시 당선된다는 것을 믿으며 열심히 작품을 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취재에 응해주신 방송 3사의 드라마 공모 담당자들의 하나된 목소리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취재에 도움을 주신 분들과 교육원학생들을 위한 한마디

KBS 나상엽 차장님(사진)
-작법과 연출메커니즘을 공부하여 드라마에 적합한 대본을 써주길..

MBC 조중현 CP님(사진)
- 작가적 사명과 부지런함을 배우며 열심히 써주길...

SBS 구본근 CP님(사진)
- 드라마적인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해주길....

<글 : 테무진-방송작가교육원네트워크, NYJ News 기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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