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타란티노 되는법
강제규, 박헌수, 김성홍, 유상욱 감독등이 대표적인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들이다. 장선우 감독 역시 영화계에 진입하기 전 TV드라마의 각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구미호> <진짜사나이>를 연출한 박헌수 감독의 경우 <결혼 이야기>와 <그 여자 그 남자> 각본을 쓴 재능있는 작가였고, <손톱>의 김성홍 감독 역시 <달콤한 신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투캅스 1,2> 등을 쓴 날리는 작가였다. <피아노맨>의 유상욱 감독도 <김의 전쟁> <두여자 이야기> 시나리오로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장미빛 인생> <축제>의 시나리오를 담당한 육상효씨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그 섬에 가고싶다>의 시나리오를 쓴 이창동씨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시나리오 작가 출신 영화감독이 많은것은 무얼 의미하는가? 외국의 경우를 보아도 <펄프픽션>의 쿠엔틴 타란티노 역시 잘 나가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이고, 프랜시스 F 코폴라, 조지 루카스, 올리버 스톤 역시 시나리오 집필 능력을 겸비한 감독들이다.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의 상관관계는 무엇인가?

우선 순수 시나리오 작가가 감독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고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연출의 준비단계로 시나리오를 써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간혹 배우나 촬영기사가 감독이 되기도 하지만 작업의 특성상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이 가장 공통점이 많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카메라 메커니즘을 다소 몰라도 연출은 가능하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모르고서는 좋은 감독이 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들은 순수한 의미에서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이라고 할 수 없다. 이는 연출을 지망하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시나리오에서 출발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돈을 들이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 것과 같아, 연출 지망생들에게는 가장 저렴한 감독 준비과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글 : 씨네21-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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