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완익 변호사

장완익 변호사는 저작권 문제 전문 변호사로 현재 문예학술 저작권 협회의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저작권 분야 중에서 음반 관련 전문 변호사이기는 하지만, 영상 분야의 저작권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 지난 8월에 있었던 '시나리오 저작권에 관한 공청회' 토론의 사회를 맡은 바 있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저작권법상 우리 나라의 시나리오 저작권은 현재 어느 정도 확보돼 있는 상태인가

우리 나라 저작권법상에 나타나 있는 영상물 저작 재산권은 사실 제작자에게 많은 이익을 주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저작권법상에는 영상물 저작 제작권자가 영상화를 다른 사람, 즉 제작자에게 허가한 경우 특약이 없는 한에서 각색, 복제, 공개 상영, 방송, 번역에 관한 모든 저작권상의 권리를 제작자에게 넘겨야 한다. 한마디로 제작자는 시나리오 작가와 계약시에 돈으로 모든 권리를 살 수가 있다. 즉, 시나리오 작가의 저작권은 제작자와의 계약시에 모든 권리가 양도되는 것이다. 시나리오 저작권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 저작권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시나리오 작가는 영상물의 저작권을 제작자에게 허용하기에 앞서 '특약' 이라는 옵션을 걸 수도 있고, 제대로 법만 이용하자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시나리오의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일단은 충무로에서 떠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말도 안되는 조건하에 계약 체결을 한다는 점이다. 또 작가로서의 생존을 위해 그렇게 계약체결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충무로의 시스템도 문제이기는 하다. 시나리오 작가들의 이러한 산발적인 시나리오 계약 체결이 계속해서 저작권과 관련한 충무로의 시스템을 악순환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러한 불합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시급한 부분은 영상시나리오작가협회의 결속력 있는 단결이다. 예를 들어, 음반 분야의 작곡자들과 작사자들은 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저작권자 협회를 설립하여 치열하게 자신들의 이익문제를 가지고 음반 제작자들과 협상한 결과 지금은 많은 부분의 저작권을 보호받고 있고, 이에 따르는 저작권료도 철저하게 챙기고 있다. 물론 음반과 영상 분야의 저작권 문제를 같게 놓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음반은 그 저작권 문제에 관련된 인원수가 적은 편이지만, 영화는 여러 사람이 만드는 창작물이기 때문에 저작권에 관한 명확한 줄긋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단결한 협회와 제작자들간의 적절한 조율 없이는 현체제의 모순을 타파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작가들을 위한 현 저작권상의 문제나 이를 바라보는 법조계 의식상의 문제는 없는가

솔직히 말해, 법률상의 문제보다는 저작권 보호의 문제를 돈만 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제작자들이나 법조계의 의식에도 큰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영화 <블랙잭> 에 관한 법조계의 판정은 시나리오에 관한 저작권 침해 행위를 단순히 돈으로 쉽게 보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판례 중의 하나다.

<글:씨네버스-김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