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이란 복잡한 설명 다 집어치우고 간단히 말하면 '화면조각 하나를 다른 하나와 단순 히 접합시키는 작업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정교하게 촬영한 그림이라도 흔들리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제거해 내고 맘에 드는 장면들을 이어가는 것이 편집의 가장 기본된 속성이다. 이렇게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을 없애고 나머지 것들을 연결해가는 것을 통하여 불필요한 시간과 공간을 제거하고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처음 카메라를 잡은 사람들은 19세기에 영화란 것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그것과 마찬 가지로 대개 간단한 씬(scene)을 카메라를 끊지않고 계속 촬영해 짧은 이야기를 만들곤 할 것이다. 좀더 전문적으로 말하면 쇼트의 길이와 씬의 길이가 같게 촬영을 한다는 것 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을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다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부질없는 짓인줄, 알게 모르게 영상문화에 길들여진 요즘의 우리들은 이미 전문적인 배 움없이 체득하고 있어 좀 지루하다 싶으면 하품이 나오고 주의력이 산만해지는 등 기껏 촬영한 영상물이 .본인 혼자 즐기는 단순한 기록물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하여야 좀 더 이야기를 함축시켜 다른 사람들의 주의력을 끌어들일 수 있게 할 것인가? 여기에 편집의 진정한 의미와 묘미가 있는 것이다.

편집 어떻게 시작할까?

1.편집이란 생각보다 간단한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잘라내는 것 이것이 편집의 가장 기본이다.)

가령 간단히 예를 들어 아이들의 운동회 장면을 촬영했다 치자. 나중에 우리아이 친구의 학부형이 전번에 촬영한 것좀 카피를 떠달라고 할 때, 여러분은 지난번에 촬영한 원본을 그냥 모두 카피해서 건네줄 것인가?

아무리 의미없이 촬영한 것이라도 자신있게 찍힌 부분과 카메라 녹화스위치 끄는 것을 잊어 그냥 무의미하게 찍힌 것과같이 쓸데없는 장면, 아니면 어색한 상태에서 잘못 찍어 그림이 보기 흉하게 기울어진 장면들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을 고르고, 보여주기 싫은 부분을 잘라내어 카피를 떠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편집 의 기본이다.

2. 어정쩡한 기분이 들면 과감히 버려라

누가 보아도 어색한 부분을 자르는 단계를 지나, 좀 더 들여다보면 잘 찍힌 그림이라도 버리지 않으면 안될 부분을 경험하게 되는데, 진정한 의미의 편집다운 편집이란 지금부 터 말하는 단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풍경이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았을 경우 처음 촬영한 곳에서 몇걸음 지나 또 다른 각도에서 본 그림도 그럴 듯 해 비슷한 사이즈로 다시 한컷트잡고.. 이런 그림들 이 편집과정에서 몇 번 중복되다 보면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보는 것 같아 지루하기 짝 이 없어지게 된다. 이럴 경우 몇 개의 비슷한 커트 중에서 한 커트만 골라 붙여야 이야기 의 흐름이 매끄럽게 되는데, 주저없이 가장 마음에 들고 이야기에 적합한 그림을 선택하 고는 나머지 것들은 포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적으로 멋지게 잡으려 한 풍경이 수평선이 기울어져 뭔가 어색하게 되었다던가, 인물의 움직임을 따르다가 창쪽으로 기대서는 바람에 갑자기 노출이 까맣게 되었다던가, 포커스가 중간에 흩으러져 버린 그림이라던가, 원하는 피사체를 촬영하고 있는데 갑자기 끼어들어 V자를 그리고 가는 아이들 등 마음에 들지 않고 애매한 기분이 드는 그림들은 일단 이어붙여야할 편집에서 제외시키도록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역광이나, 기울인 화면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이렇게 촬영자가 의도적으로 노린 그림이 아니라면 모두다 어색한 그림이 되어 버리곤 한다.)

3.촬영한 커트의 순서를 바꿔보자

이렇게 버릴 것들을 추린 다음에는 이것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보여주어야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다다르게 된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들고 동해안에 여행을 가서 바닷가를 찾았다고 하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등대, 하얀 구름을 카메라에 담고, 선창에 늘어서있는 배들도 한 커트, 주위의 풍경도 한 커트 잡고, 한참을 걷다보니 아까 찍었던 항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 와 또 카메라에 담고, 좀 전에는 안보였던 항구에서 등대까지를 패닝까지 해 놓았다 하 자.

당시에 촬영할 때에는 아무 생각없이 눈에 보이는 대로 촬영을 해 놓았지만, 나중에 편집 을 하려고 막상 테잎을 돌려보았을 때는 아무래도 순서가 어색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이럴 때 처음 촬영한 순서와는 상관없이 [항구의 전경 → 등대로의 패닝 → 등대 의 주변풍경...] 의 순서로 원본의 촬영순서를 조금 바꿔 편집을 하면 이야기의 흐름이 원할하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의 구성을 조금 바꿈으로해서 제 3자에게 쉽게 이해시키도록 하는 것으로부터 진정한 편집의 묘미를 맛보기 시작하는 것인데, 간단한 구성과 촬영한 테잎의 량이 적을 경우에는 별 무리없이 작업을 꾸려나갈 수 있지만, 촬영원본의 량이 조금 많아지고 말하려고 하는 구성이 조금 더 이어지다 보면 여기저기 랜덤 스타일로 흩어져있는 촬영 원본을 찾는 일이 짜증으로 다가오게 된다.

4. 촬영 스크립을 만들자 (작업효율을 높이기 위한 실전적 테크닉)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자신이 촬영한 테잎이기 때문에 어디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다 알고 있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작업에 들어가면 원하는 커트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처럼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편집작업시 원하는 그림을 찾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그렇게 만만치 않은 것이다. 말 그대로 "급하면 돌아가라"라는 말처럼 처음에 촬영 스크립을 만들어 두면 나중에 시간을 훨씬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촬영시트를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촬영이 끝난 테잎을 맨처음으로 돌려놓고 VTR의 카운터를 「0」으로 셋팅한 다음 VTR을 스타트시켜 카운터의 표시분과 카트의 내용을 메모하여 일람표 형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메모의 내용은 그렇게까지 자세할 필요는 없이 내용만 보고도 자신이 그안에 무엇이 들어있는 지를 바로 알아낼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이때 물론 NG가 난 화면도 반드시 표시해 놓아야만 하는데, 실제 편집에 사용할 커트와 확연히 구분해 놓기 위해 형광펜 등을 사용하여 내용 위에 덧칠을 해 놓으면 일람표 하나 만으로도 테잎안에 들어간 내용과 NG분량, 그리고 사용할 커트의 내용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구성의 순서를 판단하는데 편리하도록 하는 방법이 조각시트 스크립을 사용하는 방법인데, 만들어진 스크립시트를 한 장 더 카피를 해 커트의 순서대로 자른 뒤 원하는 커트의 순서를 조각시트를 이용하여 붙혀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노트에 연필로 순서를 적어가며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원하는 순서대로 바꿔가며 연결해 볼 수 있어 줄거리를 구성하고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서 더 한걸음 나아간다면 스크립시트에 촬영한 시간대 별로 아침 부분은 파랑색, 점심녁은 흰색, 저녁은 오렌지색등으로 칠해 놓으면 스크립시트 하나로 시간대도 짐작할 수 있어 실제 작업에 편리함을 더 할수 있다.

5. 적절한 커트의 길이는 어떻게 할까?

지금까지 설명한 대로 깔끔하게 촬영되어진 각 커트를 구성에 맞춰 알맞게 이어놓고 만족스럽게 테잎을 모니터 하다보면 뭔가 좀 아쉬운 부분이 나오기 마련이다. 왜그럴까?

이제부터 문제가 되는 것이 커트의 길이인데, 이것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은 작업이다. 왜냐하면 커트의 길이라는 것은 작품의 내용, 전후의 흐름, 리듬, 상황등에 따라 결정되어지는 것으로 한번에 몇 초라는 식으로는 결정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쇼킹한 화면을 플래쉬커트로 빠르게 보여줄 경우에는 1초이하의 커트를 연속해서 사용할 수도 있고, 역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정경을 백뮤직과 함께 보여주고 싶을 경우에는 2~3분이라도 느긋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론적으로 커트의 길이에 관해서 몇 가지의 약속과 기본이 있다.

예를 들면 어느 공원에 분수가 있다 치자. 이 분수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던가 특별한 표현을 하고 싶은 경우에는 예외로 칠 수 있지만, 단순히「이 공원에 가니 이러한 예쁜 분수가 있더라」하는 정도의 표현을 할 경우 3초이하로 붙힐 경우에는 너무 짧아 뭐가 뭔지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반대로 15초 이상이 넘어갈 경우에는 「도대체 뭘 보여주려고 그러는거야?」하는 짜증스런 반응을 듣게 된다. 즉, 변화가 없고, 특별한 갖지 않는 피사체는 대개 5~6초를 넘기지 않는 것이 통례이다.

그리고 커트의 길이를 결정할 경우 고려되어야만 하는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로 사운드를 들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사람의 이야기를 촬영한 화면을 편집하는 경우에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를 노커트로 촬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만을 골라 편집하게 되는데,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단순히 길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 문장 어느곳에서 저 문장의 어디까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야기의 내용을 중심으로 커트의 길이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비단 이야기를 편집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음악이나 무용등 화면과 음의 흐름이 함께하는 경우에 모두 적용되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동물원에 가서 촬영을 한다 할 때 안내원의 아나운스멘트 중 「이 호랑이는 어쩌고 저쩌고~~」하는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면 아나운스멘트 중간에 커트를 할 것이 아니라 조금 길이가 길어진다 하더라도 가능하면 멘트의 어느 문장이 마침표가 끝날 때 까지를 담아 커트하는 것이 나중에 보더라도 편안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촬영시부터 주의깊게 고려하여 촬영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이렇게 화면의 리듬감과 함께 음의 리듬감을 살려줌으로 해서 보다 완성도 높은 편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6. 편집시 지켜져야 할 몇가지 것들(화면의 삼일치)

편집시 어떤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문법적인 요소가 세가 지 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앞의 그림과 뒤의 그림이 이어질 때 시선과 위치와 움직임이 일정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지켜서 편집하지 않으면 관객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혼란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