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촬영보다 후반작업이 더 중요하다."

충무로 영화인들에게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다. 영화는 기획단계에서 시나리오, 감독, 스탱, 배우가 결정되면 촬영장소를 중심으로 일정을 잡아 약 3~5개월에 걸쳐 촬영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후반작업 이란 촬영을 마치고 개봉되기 전까지 이루어 지는 것으로 현상, 편집, 사운드 믹싱, 효과녹음, 음악, 색보정 등의 작업을 일컫는다.

특히 편집기사는 '후반작업의 감독'이라 할 만큼 업무가 중요한데 수없이 많은 OK와 NG 필름 중에서 가장 최상의 장면을 위해 씬과 컷트, 콤마 하나에서 승부를 걸기 때문에 '영화는 편집의 예술' '영화 작업의 모든 기술은 편집에서 배운다'라고 할 정도다.

편집을 해보면 감독과 촬영기사의 스타일과 기량, 실수 등이 드러나고 만족할 만한 그림이 아닐 경우에는 재촬영이나 보충촬영이 이루어지기도 하며 그외 믹싱, 효과, 음악 등의 작업은 모두 편집에 맞춰 진행된다.

편집은 보통 스테인벡이라는 독일제 편집기를 갖춘 편집실에서 편집기사와 조수 1~2명 정도에 의해 작업이 이루어 진다.

편집퍼스트는 화면과 사운드를 맞추는(네가 싱크) 작업과 편집한 16 ㎜ 러쉬필름에 맞춘 네가 커팅작업을 통해 편집기사의 작업에 최상의 여건을 만들어 주고 세컨드는 편집하기 위한 16㎜ 러쉬필름과 네가필름에 순서번호를 매기는 작업과 퍼스트를 보조하게 된다.

한해에 제작되는 한국영화는 약 60~70편이 되는데 현역으로 활동중인 7~8명의 기사들이 편집작업을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타 기술스탭 보다 일이 많아 편집실은 항상 바쁘다. 그래서 많지는 않더라도 대부분 매월 급여를 지급받고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물론 작업이 밀리고 시간에 쫑길 때는 밤샘작업이 있다는건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CATV와 지역 민방의 설립, 독립프로덕션의 증가 등으로 인해 편집인력의 수요가 늘어나 이를 가르치는 학원들이 많지만 그것은 비디오 편집이고 사실 영화 편집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은 국내에서는 전무한 상황이다.

육체적인 노동강도가 다른 스탭에 비해 심하지 않고 진지하고 섬세함을 요구하는 작업이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 특히 여성층에서 선호도가 높은 분야가 영화 편집이지만 그렇게 높은 관심에 비해 마땅히 배울 공간도 없고 특히 다른 기술분야보다 인력의 수요는 많지가 않은 점 등 공식적인 구체적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편집기사가 되는 과정이나 경로는 도대체 무엇인가? 해외 유학? 영화편집을 배우기 위해서만이라면 이도 결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분명히 단언하자면 편집기사의 조수로 일하면서 배우는게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럼 편집 조수로 일하는 방법은? 자신의 열정과 기본 소양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력서와 소개서, 영화 한편을 정해서 나름대로의 분석과 의견 등을 작성해 직접 찾아 가서 결원이나 보충 인원이 있을 때 연락해 달라는 방법이 있다. 정기적인 모집 기간이 있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 인맥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렇다.

보다 나은 방법도 있다. 그것은 충무로 영화 제작의 연출부를 한두 작품 뛰어 보는 것이다. 전자가 기다리게 된다는 점에서 다소 소극적 이라면 이 방법은 다소 우회적인 듯하지만 보다 적극적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영화제작에서 가장 포괄적인 영역을 담당하며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분야가 감독과 편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을 보조하는 연출부 특히 기록은 제작기간중 촬영이 끝난 후에는 항상 후반작업을 위해 편집실에서 편집기사의 조수로 일을 하기 때문에 편집실 사정을 눈에 훤히 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작품의 연출부들도 만나기 때문에 충무로 소식을 가장 잘 접할 수 있다. 물론 조수를 구하는 편집기사들도 실제로 연출부 출신을 선호하고 있기도 한데 함께 편집작업을 하며 감각과 성실성에 신뢰가 생기면 같이 일하지 않겠냐고 제의를 해오기도 한다.

그렇게 조수가 되면 편집기사가 되기까지 대체적으로 3~5년 이상 조수생활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기존 편집기사중 2명 이상의 추천을 통해 영화인협회에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특히 편집기 구입을 비롯한 편집실 운영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조수시절 부터 알고 지내는 감독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활동중인 편집기사는 현동춘 이경자 박순덕 김현 현대원 박곡지 등 인데 이들은 편집을 배우고자 하는 지망생들에게 하나같이 영화를 많이 보고 다양한 삶의 경험과 문화적 체험을 익혀 자신만의 뚜렷한 영상적 감각과 주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보수가 약한 조수 생활을 오래 해야하고 장시간에 걸쳐 필름과 씨름해야하는 '지구전'에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인내심 정도는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의처
현동춘편집실 2279 5852
박순덕편집실 577 8883
이경자편집실 2279 5932
김현편집실 2267 1044
현대원편집실 2265 6086
박곡지편집실 732 9516

<출처 : 이기한 영화세상 http://myhome.hananet.net/~filmsoft/main.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