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삼의 영화에는 좋아할 만한 점이 많아요" - <미션 임파서블2>의 작가 로버트 타우니

"톰과 같이 일하는 건 정말 재미있어요. 갈수록 더 그래요. 자기 생각이 아닌 건 하나도 참고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 말도 안 듣죠. 즉석에서 생각 나는 대로 해요."

<차이나타운>의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로버트 타우니는 어떻게 톰 크루즈, 오우삼 감독과 손을 잡고 <미션 임파서블 2> 시나리오를 쓸 수 있었을까?

로버트 타우니는 전설적인 시나리오 작가다. 스타급 시나리오 작가 반열에 오르기 전부터 여러 편의 각본으로 자질을 선보였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최종 수정한 이도 타우니이며 <대부>의 주요 장면도 그의 손길을 거쳤다. <마지막 명령>, <차이나타운>, <샴푸>의 각본은 하드보일드 장르와 로맨틱 코미디에 통속적인 솔직함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경력에서 <미션 임파서블 2> 만큼 어려운 도전은 없었다.

그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작업에서 결코 남이 아니다. 1편 시나리오를 장면별로 수정하는 작업에 참여했고 공동 각본에도 이름이 올랐다. 그러나 이번엔 조금 사정이 달랐다. 윌리엄 골드만, 마이클 톨킨 등 여러 작가들이 시나리오를 퇴짜 맞은 후에 타우니가 <미션 임파서블 2> 시나리오를 맡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우삼 감독이 현란한 액션 장면 설계를 이미 정해 놓은 뒤에야 작업에 합류했다. 타우니는 영화 개봉 전날 "속으로 얼마나 떨렸는지 말할 필요도 없어요,"라고 심정을 밝혔다. 심지어 톰 크루즈와 공동 제작자인 폴라 와그너에게 "시나리오 때문에 형편없는 영화가 나왔다는 말을 듣게 될까 봐 정말 두려워요."라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시나리오 덕분에 정말 재미난 영화가 나왔고, 그는 단독 각본으로 이름이 올랐다. 킬러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주 플롯에 주인공의 로맨스를 짜 넣은 건 그의 아이디어였다. 이단 호크역의 톰 크루즈와 국제 보석 도둑 역의 매혹적인 탠디 뉴튼 사이에 오가는 불꽃 튀는 연애는 그 옛날 할리우드가 용기와 매력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알았던 시절로 되돌아간 듯하다. 낭만적인 색채가 있었기에 추격전과 총격전이 더 빛난다. 오우삼 감독의 연출 타이밍 감각이 코미디와 관능적인 명랑함을 보완해준다면 타우니는 영화에 대만족이다. "할 일을 한거에요. 스릴과 세련된 감정을 함께 전하는 거죠."

<미션 임파서블 2> 처럼 부담스러운 블록버스터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경험 없는 시나리오 작가에게는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에 나오는 것과 같다. 실제 삶보다 과장된 등장인물, 색다른 액션. 처음에는 머리로 상상한 것을 쓰면 된다고 쉽게 생각할 것이다. 한참 지나서야 오우삼 같은 거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액션을 폭발시키는 상황에서, 사건과 인물을 적소에 배치해 관객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한다.

그러나 타우니에게는 그 작업이 준비된 임무였다. <아마게돈>을 비롯해 제리 브룩하이머 가 제작했던 액션영화에 꾸준히 참여했던 그는 대중적인 호흡을 잃지 않았다. 별다른 성과는 없었지만 톰 크루즈와는 오리지날 각본을 썼던 <천둥의 나날>에서 처음 만났고 <야망의 함정> 때는 공동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으며 <미션 임파셔블>도 함께 작업했다.

타우니와의 인터뷰는 늘 새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27년 전 <차이나 타운> 인터뷰 때처럼. 그가 한번 숨을 쉴 때마다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온다. 억지부리거나 뻐기지도 않는다. 인터뷰 중에 그는 킬러 독감을 소재로 한, 캐서린 앤 포터의 단편 소설 <창백한 말, 창백한 기수>를 이야기했다. 포터의 여주인공은 킬러 독감으로 거의 죽을 뻔하지만 마침내 보스턴에 들어온 독일 선박이 퍼뜨린 세균이 그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미션 임파서블>에서 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 결과는 훌륭하지만 이번 영화 작업은 힘든 것으로 유명하던 데요. 그 이유가 뭐죠?

내가 시나리오를 맡기 전에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거쳐갔어요. 그 와중에 오우삼 감독이 합류했죠. 시나리오 쓰기 전에 그는 벌써 액션 시퀀스를 한참 준비했어요. 대여섯 개의 고난도 액션 시퀀스만 있는 셈이었죠. 스토리는 없는 채로. 톰 크루즈와 폴라 와그너가 말하더라구요. "생각 좀 해봐요. 이건 액션 시퀀스잖아요. 제발 이야기를 쓰라구요." 그건 그때까지 제가 한번도 시도해 본적 없는 일이었어요. 신났죠. 어렵지 않은 일도 있었어요. 암벽 등반 시퀀스처럼 애초에 서스펜스를 목적으로 계획된 장면도 있어요. "글세, 다 알겠지만, 이건 <클리프행어>가 아니잖아요. 주인공은 원래 생각한 대로 휴일 분위기로 가야 해요. 할 수만 있다면 <사운드 오브 뮤직>의 줄리 엔드류스처럼 노래라도 시켜야죠." 시나리오에 실제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줬죠. 중요한 건 주인공이 재미난 시간을 보낸다는 거였죠. 시작 장면에서 한 남자가 정체를 숨기고 있어요. <미션 임파서블> 식이죠. 정체를 드러내면 그 사람이 바로 더그레이 스코트죠. 그게 어때요? 그가 누군지 아무도 모를텐데요. 뭘.

■ 정체를 모르는 그 과학자를, 또 한 명의 정체를 모르는 남자가 동행한다는 말씀인가요? 정체를 드러냈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거에요?

바로 그거죠. 전에 <60분 60 Minutes>를 본 적이 있는데 제약 회사들이 제3세계에 좋지 않은 약을 파는 게 나왔어요.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효력 없는 약이죠. 끔찍하게 부도덕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야기를 톰에게 지나가는 말로 했죠. 그때가 <위드아웃 리미츠 Without Limits> 작업을 하고 있었을 때죠. 톰도 재미있겠다고 했죠. 1917년인가, 1918년에 스페인 감기가 몰고 온 참사를 이야기했던 과학자 기억납니까? 캐서린 앤 포터의 <창백한 말, 창백한 기수>가 그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에요. 과학자들은 말하죠. 96년마다 또 다른 돌발 사태가 일어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우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구요. 50년대 시체에서 살아있는 조직을 파내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었다는 과학자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어요. 마침내 90년대에 두 명의 과학자가 알래스카의 얼어붙은 툰드라에 갔죠. 거기서 주민들이 그 바이러스로 몰살당한 마을을 발견했어요. 툰드라에 묻혀있던 시체를 파헤쳐 살아있는 조직을 체취하고 그 걸로 드디어 백신을 만들었대요. 그 이야기가 정말 흥미진진했어요. <60분>에서 본 제약 회사도 좀더 생각하게 됐지요. 제약 회사들은 자기네가 만든 항생제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면서 또 그 효과가 약해지면서 수입이 점점 줄고 있어요. 그들이 킬러 바이러스와 백신을 동시에 개발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지 않겠어요? 그 생각을 하다가 이 영화를 시작한 거에요.

■ 그 아이디어가 다른 작가들의 시나리오에는 없었나요?

톰이 그 아이디어를 어느 작가에게 이야기했대요.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이야기를 발전시키지 못했죠. 처음 네 다섯 작가들은 아주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다 합쳐서 일곱 명은 될 거에요. 놀라운 숫자죠. 그들이 쓴 시나리오를 전부 읽어보지는 못했어요. 기본적으로 특징이 별로 없었어요. 오히려 제게 가이드라인이 된 것은 오우삼 감독의 스토리보드였어요. 감독이 생각하는 재료를 갖고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했고, 그도 내 이야기로 찍으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우린 톰과 탠디가 벌이는 미친 듯한 자동차 추격 장면을 만들었죠. 그 장면을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걸로 몰고 갔죠. 오우삼 감독은 실제로는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남자에요. 초고 두 편은 완전히 악몽이었어요. 하지만 호주에 도착해서 세 번째 초고를 쓸 때는 뭔가 달랐죠. 그때 쓴 스물 다섯 장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때는 그걸 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이 시나리오가 자기만의 구조를 갖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전에는 이런 작업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정말 어려웠어요.

■ 그래요, 제목도 말해주잖아요. "어려운 미션이 아니라, 불가능한 미션이잖아요" 그 말이 맞습니다. 여러 달 동안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유행어를 만들었다는 게 만족스럽지 않아요?

너무 놀라와요. 그렇게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앤서니 홉킨스 대사에 별 것 아닌 여성 혐오 발언을 좀 넣었어요. 요즘 관객들은 재미난 점이 있어요. 그렇게 하는 게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에요. 톰 크루즈 말이 탠디는 요원으로 활동하다 전 애인 스코트에게 돌아갈 준비가 안 되었대요. 그러자 홉킨스는 "그녀는 남자랑 자구 나서 그 남자에게 거짓말을 할 여자야. 필요한 훈련 다 받았어."라고 했죠. 당신도 알잖아요, "오, 맙소사! 와우!" 이런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외설적인 대사를 써야 하는 그런 시대에요.

■ 특별히 오우삼 감독의 팬은 아니지만 그의 영화에는 좋아할 만한 점이 많아요. 그래서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매너리즘에 식상하지도 않고요. 클라이맥스 액션 장면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비둘기를 삽입한 것도 어이없어 보일 듯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효과가 있어요. 영화 속에 보통 나오는 하드웨어를 넘어서는 그 무엇, 인간적인 매력을 표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톰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 영화에 넣고 싶어했어요. 나중에는 나도 이해했죠. 다른 사람들이 암벽 등반 시퀀스와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빼려 했을 때 톰과 나는 거의 미칠 지경이었어요. 이유를 몰랐어요. 하지만 그때 알았죠. 톰에게 <미션 임파서블>이 어떤 의미였는지. 그가 생각할 때 <미션 임파서블>은 무시무시한 악의 세력이나 적과 대적하는 영화가 아닌 거죠.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하는 영화, 자기 자신, 자아와 대면하고, 거기서 느끼는 기쁨을 보여주는 영화인 거죠. 암벽 등반 시퀀스야말로 그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단 헌트가 멀쩡한 평지를 놔두고 정신 나갔나 싶을 정도로 곡예 하는 부분을 쓰고 있었을 때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것이 바로 이 영화를 <다이 하드>식의 영화와 구별짓는 부분이에요. 이 영화는 정체를 숨겼다 드러냈다 하는 재미를 즐기면서 스스로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즐기는 주인공 이야기죠. 톰은 그 아슬아슬한 곡예를 직접 했어요. 장담하는데 그 장면은 듣던 것보다 더 인상적일 거에요. 베어 아일랜드 세트에 갔던 날이 기억나요. 거기서 탐욕스런 제약 회사 간부 브렌든 글리슨과 더그레이 스코트가 거래를 하기로 되어 있어요. 그때 톰이 말했죠, "이제 그런 곡예가 신물나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죠, "받은 돈이 얼만데 해야지." 하지만 그 순간 그는 이미 곡예를 시작하고 있었어요. CGI 효과나 몸을 지탱해주는 줄 하나 없이 카메라 앞에서 공중제비를 도는 거에요. 공중에서 엎드렸다 누웠다를 반복하면서 목표를 저격하는 거죠. 안전 장치 하나 없이 달랑 톰 혼자서요. 그걸 스무 번이 넘게 했어요. 그가 그런 곡예를 진심으로 좋아해서 하고 있다는 것을 관객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관객도 톰이 실제로 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으니까요. 톰의 매력은 초창기 미국 영웅에 가깝죠. 양키 바로 그 모습이죠. 하지만 <람보> 식의 피에 굶주린 모습은 아니에요. 대신 공명정대함이 있어요. 그래서 난 악당들이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도록 했고, 영화에 나오는 폭력 대부분도 악당에게 가해지도록 했어요.

■ 전에 로빈 후드가 왜 위대한 영웅인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죠. 그는 모든 일을 척척 해내서가 아니라 팀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데 능하기 때문에 영웅이 됐죠.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에게도 그런 면이 있나요?

로빈 후드는 그의 유쾌한 동료들보다 능력이 더 뛰어나거나 강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의 능력을 발견하고 인정해주죠.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따르는 거에요.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로빈 후드가 활을 잘 쏘는 것은 그의 지도자다운 넓은 통찰력을 상징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단 헌트가 로빈 후드 같지는 않지만 그에게도 높이 평가할 만한 색다른 점이 있어요. 고대 원형 경기장 같은 요즘 영화 속의 주인공과 이단 헌트는 다른 점이 있으니까요. 그 점은 높이 사주지 않을 수 없죠. 관객이 절벽 밑으로 상대를 떨어뜨리는 잔인한 주인공 대신, 이단 헌트와 자신을 동일시하기를 바래요.

■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자아 시험에 대한 영화라고 설명하셨어요. 전편과 후편 사이에 차이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물론 브라이언 드 팔마와 오우삼이라는 두 거장의 취향 차이 때문이겠죠. 하지만 당신과 크루즈는 두 작품 모두 참여했어요. 그리고 2편은 전편을 좀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고 할 수 있구요. 예를 들면 정체를 숨기는 것은 진정한 자아와 거짓 자아에 대한 은유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죠.

그 점은 탠디 뉴튼이 친 사기에서 드러난다고 할 수 있죠. 관객 대부분이 속아넘어갈 걸요.

■ 전편에도 전형적으로 나왔던 비약이 이번 작품에도 있어요. 눈치 빠른 관객은 잘못됐다는 걸 금새 알게 될 거에요. 앞 장면에 나왔던 남자가 다른 세팅에서 바로 나오거든요. 하지만 그런 "눈에 거슬리는 컷"이 깜짝 효과를 준비하는 것이죠.

맞아요. 그래서 이 영화가 좋아요. 영화에 스토리 텔링을 삽입할 기회가 전편보다 더 많아요. 내가 개별 장면 작업을 하긴 했어도 전편은 이야기가 좀 억지스러웠어요. 이번에는 톰과 오우삼 감독과 계속 협의하면서 작업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전편 보다 이 영화를 더 좋아할 거에요. 이야기가 더 잘 짜여 있고 재미있어요. 말문이 막히는 장면도 있어요. 바로 내가 좋아하는 거죠. 더그레이가 자신의 암흑가 게츠비에서 "당신 옷 좀 걸쳤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장면이죠. 그녀가 걸치고 있는 것을 다 벗을 때 그의 눈은 휘둥그레지죠. 관객들도 웃을 거에요.

■ 두 작품 다 놀랄 만큼 실험적인 내러티브를 보여줍니다. 전편에선 존 보이트가 동료를 모두 죽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죠. 크루즈가 보이트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구요. 그 과정에서 크루즈가 실제로 생각하는 것과, 보이트가 악당이란 사실을 관객에게 화면으로 보여줍니다. 2편에선 길고 결정적인 액션 시퀀스에서 악당이 착한 주인공이 한 일을 되짚어 이야기하더군요.

그 시퀀스는 두 가지 목적이 있어요. 그 장면을 보는 관객에게 불안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어요. 관객들은 "어쩌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다 알고 있잖아"라며 걱정하죠. 또 다른 효과는 크루즈가 사용하는 테크니컬 장비에 대한 정보를 주는 거에요. 덕분에 크루즈를 보면서 관객들은 "좋아, 주사 총이 있었지."라고 말하게 되는 거죠. 아주 효과적인 시퀀스에요. 관객들은 "앗, 맙소사, 악당이 주인공보다 한 수 위 잖아"라고 긴장하게 되는 거죠. 분명한 건 전편에서는 상대편이 일어났다고 말하는 것, 실제로 일어난 일, 그리고 톰이 생각하는 것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거에요. 그 차이는 사람들이 깨닫고 지적한 것 보다 훨씬 크죠. 그런 미니 내러티브가 아주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시퀀스를 이번 영화에 넣을 때는 특별히 톰과 많이 상의했어요. 여기 마지막 완성된 84페이지 대본이 있어요. 이걸 보면 플롯을 만들어가기 위해 얼마나 유능해야 하는 지 알게 될 거에요. 페이지마다 스크린 타임이 분, 30초 단위로 적혀 있어요. 오우삼 감독은 페이지를 액션으로 채우죠. 따라서 최고로 능률적이어야 해요. 2편은 전편만큼 복잡해요. 하지만 2편이 이해하기 더 쉬울 거에요.

■ 금방 히치콕의 <오명>이 연상되더군요.

이상하게도 두 편 모두 두 악당이 여자와 깊이 사랑에 빠지죠. 그걸 느끼게 하려는 게 제 의도였어요. 그런 삼각관계가 좋아요.

■ 클로드 레인즈의 엄마, 의심도 많고 자식을 과보호하려는 그 엄마에 맞먹는 인물도 나오더군요.

예. 리차드 록스버그 말씀이군요. 경마장도 나와요. 하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어요. 갑자기 거대한 경마장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명>의 울림이 있는 것은 확실해요. 부차적으로 전개되는 삼각관계가 편안하게 전체 줄거리로 편입되면서 주 플롯 전개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주 드문 경우죠. 아주 어려워요. 이렇게 되면 여주인공은 따로 할 일이 생겨요. 하지만 우연히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죠. 탠디 뉴튼이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 그 점이 저에게는 가장 흥미 있더군요. 탠디는 정말 웅변가에요. 크루즈와 호흡을 맞추면서 굉장한 걸 해냈어요.

둘은 정말 잘 맞아요. 탠디는 닉의 생각이었어요.

■ 니콜 키드만이요?

예. 톰의 부인이 탠디를 캐스팅하자고 제안했죠. 난 <플러팅>을 봤어요. 하지만 탠디를 정말 좋아하게 된 건 <야망의 함정>의 섬 소녀를 뽑는 스크린 테스트 장면에서 였죠. 너무 마음에 들어 감독인 시드니 폴락한테 탠디를 캐스팅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어요. 감독 말이 너무 귀엽고 매력적이라고 하더군요.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어요. 여주인공보다 튈까 봐 걱정하나보다라고 짐작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톰이 탠디 뉴튼을 거론했을 때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고, 너무 좋으니 그냥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똑똑하고 말도 너무 재미있게 하죠. 민첩하고 가식도 없어요. 또 마음에 드는 건 이국적 문화에서 자랐다는 점과 인종주의에 물든 흔적이 하나도 없다는 거에요. 내가 본 탠디는 그래요. 인종주의에 대해서는 아는 바도 없고 신경도 쓰지 않아요. 이런 로맨스에서는 그게 절대적으로 중요하죠. 탠디는 캐세이 로빈슨 각본의 <사라토가 트렁크>에 나온 잉그릿드 버그만 같아요. 그 영화에서 잉그릿드 버그만이 어떤 사내와 주고받는 말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대사죠. 버그만이 뉴올리안즈의 라틴 구역에서 거닐 때 어떤 사내가 묻죠, "어딜 가시나요?" 버그만이 "당신이 무슨 상관이에요?"라고 하자 그 사내는 "죄송합니다. 하지만 너무 아름다우시군요."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자 버그만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면서 "그래요. 행운이죠."라고 합니다. 탠디 역시 자기가 지닌 매력을 편안하게 받아들여요. 뻐기지도 않고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지도 않아요. 그저 "내가 저기 있어요. 매력적인 건 나도 알아요. 다음 얘기하죠." 이런 식이에요. 그거야말로 정말 매력 포인트죠. 수줍어하지도, 몰두하지도 않는답니다. 톰한테 시켰어요. 탠디에게 "젠장, 당신 아름다워."라고 말하라고요. 원래 대사는 톰이 "젠장, 당신 아름다워."라고 하면 탠디가 "똑바로 누워 있어서 그래."라고 하는 거였어요. 그러면 톰이 탠디를 돌아눕게 하고 나서 "아닌 것 같은데."라고 말하죠. 마지막 톰과 탠디의 대사는 삭제됐어요.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신경 안 써요. 탠디는 너무 아름다우니까요.

■ <오명> 얘기를 좀더 해보죠. 탠디가 나옴으로써 다른 캐리 그랜트-히치코크 작품도 떠올리게 돼요. 가령 그레이스 켈리가 주연한 <도둑잡기>나 에바 마리 세인트가 나온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같은 작품들이요.

정말 감각이 대단하시군요.

■ 탠디는 말이 없는 여주인공이기도 해요.

난 톰이 "돌아눕지 마"라고 말하는 장면이 좋아요. 그때 탠디의 얼굴 표정이 뭘 말하는가 하면 "말 못하는 멍청이"에요. 탠디는 돌아누우면서 "이제 어쩔 거야? 엉덩이라도 때릴 거야?"라고 말하죠. 그 장면도 너무 좋아요. 탠디는 표현력이 대단해요. 얼굴 표정 하나 만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어요.

■ 기존 작품들로부터 시나리오를 한 편 만들어내는 게 도전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평소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생각이 드는군요. 영화와 현실에 모두 기대서 글을 쓰시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이제까지 작품을 보면 대사가 인물의 직업과 자라난 배경 등에 기초하고 있잖아요. 이 영화에도 인물들의 직업이 나오기는 하지만 너무 특이하고 괴상해서 작가가 작업할 때는 별 도움이 안 되었을 것 같아요.

예. 내가 애용하던 도구를 하나도 못 썼죠. 글 쓸 때 문제가 됐던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하는 군요. 현실은 아니라 해도, 적어도 현실 냄새라도 나는 언어를 만들어 내는 게 참 어려웠어요.

■ <마지막 명령>이나 <샴푸>같은 영화에서 미국식으로 욕지기를 하는 것을 옹호하셨었죠. 하지만 여기서는 언어가 절제되어 있어요.

알맞은 톤을 찾는 작업의 일부였죠. 70년대에 새로운 자유의 물결을 타고 영화에서도 실생활에서 쓰이는 언어를 쓰기 시작했을 때 언어 남용이 너무 심했어요. SF 영화에서도 욕을 했으니까요. 어렸을 때 <지상에서 영원으로>라는 영화를 보고 "군대에서처럼 욕을 하지는 않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몇 년 후에 다시 그 영화를 보면서 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리얼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했던 기억도 나요. 인식은 변하죠. 폴린 카엘이 언젠가 말했죠, "진부한 표현을 물리쳤다구요? 곧 또 다른 표현이 나오겠죠.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싸워야 할 거에요."

■ 제 생각에는 <미션 임파서블 2>야말로 이 시리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은 작품인 것 같아요. 가령 홉킨스도 이런 류의 영화에 나오는 대개의 국장들보다 훨씬 더 수수께끼 같고 무정한 인물이에요.

내가 항상 염려한 것은 <미션> 시리즈가 기술적 측면에만 지나치게 몰두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었죠. 인물들이 계속 정체를 숨겼다 드러냈다 하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인물에 대한 은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톰과 일하는 건 정말 즐거워요. 이 사람이 뭘 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점점 연기력도 좋아지고 있고 아주 예리해요. 그만한 위치에 있는 친구치고는 아주 독특하게도, 누군가를 고용하면 그 사람의 가치를 따지죠. 어디에 써 먹을까를 따지는 게 아니구요. 그건 굉장한 거에요. 톰과 일하면서 또 이로운 게 있다면 이런 거에요. 만약 뭔가 생각하고 톰한테 얘기해서 그도 동의하면 그건 우리 둘 사이의 일이에요. 이 경우에는 우리 셋이죠. 오우삼 감독은 말이 많지는 않지만 마음에 들면 아주 강한 반응을 보이면서 밀고 나가거든요. 마지막 마스크를 없애면 안 된다고 한 것도 바로 그들이에요. 그리고 사실 관객들은 그걸 너무 좋아했죠.

■ 이렇게 디지탈이 발달한 시대에는 마스크가 훨씬 낫죠.

마스크가 훨씬 나아요. 총을 맞은 직후 - 정말 실제 상황에서처럼 - 그의 얼굴이 축 늘어지는 그 장면이 좋아요. 점점 바뀌는 표정 변화도 생생하죠.

■ 난 브렌든 글리슨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더 많이 나왔으면 했어요. <제너럴>을 보고 난 후라 정장을 입고 비교적 단정해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브렌든이 나오는 장면은 더 많았어요. 하지만 영화에 나온 정도가 스토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였죠. 부티크 항생제가 판치는 세상에서 돈을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아리아를 부르게 한 거죠.

■ 오우삼 감독은 스토리 전개에 얼마나 관여했나요?

매일 작업에 관여했어요. 아니 일 분마다 관여했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쓰면 읽어주고 보여줬어요. 그러면 오우삼이 의견을 얘기했죠. 하지만 정말 의견을 나누며 같이 각본을 쓴 건 톰이에요. 호주에서 매일 일을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톰이 나타났어요. 때로 톰은 내가 글을 쓰는 동안 제작자 폴라의 방으로 올라갔다 오기도 했어요. 대본을 들고 비상구로 올라가서 아무나 들어주는 사람한테 읽어주고 내려오기도 했데요. 그 마지막 마스크만 해도 그래요. 스탠리 큐브릭 장례식에 가는 비행기에서 톰이 전화를 하더니 끝 부분에서 한 번 더 뒤짚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했어요. 마스크 같은 게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난 삼십분만 달라고 했어요. 폴라한테 그 얘기를 했고 내 집사람과 다른 사람들은 해낼 수 없을 거라고 했죠. 그래서 내가 해내면 어쩔 거냐고 묻자, 사람들은 그렇다면 할 수 있다고 했어요. 톰이 다시 비행기에서 전화를 했고 그렇게 해서 마지막 마스크가 만들어진 거에요. 톰과 같이 일하는 건 정말 재미있어요. 갈수록 더 그래요. 자기 생각이 아닌 건 하나도 참고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 말도 안 듣죠. 즉석에서 생각 나는 대로 해요.

■ 대형 액션 시퀀스 사이사이에 여유가 조금 더 있었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 톰과 탠디에게 더 많은 장면을 할애했을까요?

아마 그랬을 거에요. 탠디에게도 장면이 더 많긴 했는데 힘들었죠. 전체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본인이 그 속도보다 늦게 가고 있는 것을 감지하거나, 인물이 너무 속도를 늦춘다거나 하면, 관객이 지루해지는 게 문제가 아니고 현실감이 떨어져요. 속도를 계속 유지시켜 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현실감이 떨어지고 인위적으로 느껴지죠.

■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가장 고전적인 영화들, 모험과 서스펜스가 있는 로맨틱 영화들을 되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런 영화들은 언제나 공동작업의 산물이었어요. <오명>에서의 히치콕과 시나리오 작가 벤 헤이트도 그랬고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히치콕과 시나리오 작가 어니스트 리만도 그랬죠.

그래요. 공동작업이 필요하죠. 로맨스와 모험과 서스펜스에 현실감을 줄 수 있을 만큼 현실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동화보다도 가벼운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토대를 만들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신념을 갖도록 도와줘야 하구요.

글 : 마이클 스래고우=salon.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