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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구경! [1] [2] [3]
계속해서 장현수 감독의 <게임의 법칙> 시나리오의 장면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시나리오는 <쉬리>의 강제규 감독과 장현수 감독이 공동으로 작업했군요. 첫번째 씬입니다. 도입부인 만큼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나타납니다. 제가 가장 많이 본 영화가 영웅본색 1편인데 물론 중국어 공부를 하기위해서 그런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무리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 영화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웅본색의 주윤발의 모습, 그리고 알파치노의 모습을 용대와 대비시키는 장면입니다. 또 세번째 씬에서는 열혈남아의 장면들이 보여지는데 홍콩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쉽게 공감하실 수 있을겁니다.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장면들과 주인공 용대가 꿈꾸는 바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효과도 나름대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보여지는군요. 자! 읽어보시죠.

1. 용대의 지하셋방 (타이틀 백)
(낮인지 밤인지 구분이 안가는 어둠.
영웅본색의 포스터, 창을 통해 들어온 유일한 빛이 주윤발의 얼굴을 식별케 한다.
성냥을 씹으며 웃고 있는 주윤발.
그 위를 덮는 홍콩 영화의 사운드 길게-
부시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프레임 인되는 부어터진 용대의 얼굴, 성냥을 물고 있다.
한참, 티브이 세트를 향해 무릎 걸음으로 가는 용대의 팬티.
영웅본색의 테잎을 정지시키고 꽤 많은 테잎들 중 스카페이스를 찾아 데크에 끼운다.
빠르게 흐르는 화면.
리모콘으로 정지시키는 용대.
터질 듯한 사운드와 함께 화면 밖으로 피가 튄다.
원해 자리로 돌아가는 용대를 따르면 한 귀퉁이 찢어져 나간 스카페이스의 포스터.
음울한 모습의 알파치노 서 있다.
다시 화면-
엄청난 폭력을 행사한 후의 알파치노.
쿠바의 악센트가 강하게 실린 영어로 얘기한다.
용대, 테잎을 수십번을 본것을 입증하듯 똑같은 대사를 쿠바식 영어로 따라한다.
부어터지고 멍든 얼굴의 용대, 어떤 비장한 결심이 표정에 실린다)

자! 두번째 씬입니다. 이 장면은 그냥 평범한 씬인데 첫번째와 세번째씬의 연결을 위해 적어봤습니다. 부담없이 읽어보세요.

2. 세차장
(전체부감, 하나의 샷으로, 정비소를 겸한 세차장.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가 선명하다.
종업원 대여섯이 달라 붙어 흰색 승용차의 차체를 들어 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 저기서 힘겨운 비명이 터져 나오는데, 사무실에서 튀어 나오는-)
사장:"이런 밥벌레 같은 놈의 새끼들. 여섯이서 그거 하나 못드냐?!"
종업원1:"아이고 사장님, 우리가 뭐 이용댑니까?"
사장:"용대 이새끼 어딨어. 또 안나왔어?"
종업원1:"어제 터미널 애들하고 한따가리 했답니다"
사장:"이런 골통새끼, 야! 근철아, 너가서 용대새끼 찾아와.
오늘은 정말 끝장을 봐야지. 기운 좀 쓴다구 오냐 오냐 해줬더니,
근철아 너 빨리 안가?!"
근철:"형 병원에 들렀다 온다구 했어요"
사장:"뭐야? 이 새끼들이 정말..."
(근철이가 손을 떼는 바람에 우르르 무너지는 사람들, 차체, 차주인의 비명소리.
후다닥 사무실에서 튕겨 나오는 중늙은이들)
중년1:"이사장, 아 칠거야 안칠꺼야?"
(손에 든 화투장을 보는 사장,
무너져 내린 승용차 주위로 난감해 하는 종업원들 뚱한 표정의 근철.
사장 화투장을 팽개치며)
사장:"이꼴통 새끼 오기만 해봐라"

자! 처음에 얘기했던 열혈남아의 멋진 장면들이 있습니다. 유덕화와 장학우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죠. 용대가 영화속의 장면들을 보면서 아주 절실히 감명을 받는군요.

3. 용대방
(다시 모니터-열혈남아의 한 장면)
장학우:"내가 누군지 보여주고 싶어.
내가 어떤 놈인지를 보여주고 싶다구"
유덕화:"부질없는 짓이야. 나 역시 사람도 죽였고 수없이 감방을 들락거렸어.
결국 내게 남은게 뭐야?"
장학우:"그래도 형은 유명해. 난 뭐야?
나도 형처럼 유명해지고 싶어! 영웅, 영웅이 되고 싶어"
유덕화:"잠시 떠들썩할 뿐이야.
사람들은 일주일도 못돼 까마득히 잊고 말아!"
장학우:"잊어도 좋아. 일주일이 아니라 단 하루만이라도 영웅이 되고 싶어!
더 이상 이렇게 시시하게 살고 싶지 않아!"
(화면 툭 멈춘다. 리와인드 되는 화면.
용대, 장학우의 말에 가슴이 벅차다. 다시 화면-)
장학우:"잊어도 좋아. 일주일이 아니라 단 하루만이라도 영웅이 되고 싶어!
더 이상 이렇게 시시하게 살고 싶지 않아!"
(또 다시 스톱되는 화면.
용대 절절히 공감하고 그로 인해서 가슴 아프다.
고개를 떨구었다 들면서)
용대:"18!"
(벌떡 일어난다. 비로소 보여지는 방안의 모습들.
초라하고 조악함, 캐시미르 이불, 여러가지 포스터와 테잎들, 유일한 여자의 누드사진,
용대, 창으로 걸어가 검은 커튼을 와락 젖힌다.
쏟아져 드러오는 햇살. 거리를 걷는 사람들.
유독 잘빠진 여자의 다리에 용대의 시선이 엉겨붙는다)

이번 작품은 정지영 감독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입니다. 시나리오는 유지형, 심승보, 이원근. 정지영 네사람의 공동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역시 초반의 도입부분입니다. 주인공 병석이 영화광이라는 것을 나타내려고 하는 씬인데 아이들앞에서 선생님에게 혼나는 장면으로 의도하는 바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좋은 효과죠!

3. 교실안(중 1-2)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 별안간 제자리를 찾아앉고 조용해지는 교실.
담임이 어떤 아이의 뒷덜미를 잡아끌고 교단에 오른다.
집중되는 아이들의 시선)
담임:"에또. 우리반에서 모범생이 하나 나왔다"
(담임으로부터 카메라 틸트 다운하면 병석이다.
대나무자를 들어 교탁을 탁탁치는 담임)
담임:"손 내밀어. 한마디에 한대씩이다.
무슨 모범을 보였나? 니 입으로 읊어봐!"
(망설이고 말을 못하는 병석. 담임 대나무자로 머리통을 때린다)
병석:"...저는"
(손바닥 위에 떨어지는 매질)
병석:"어젯밤 경보극장에서"
(따-딱)
병석:"영화를 보다가"
(딱 딱)
담임:"무슨 영화"
병석:"<비에 젖은 욕정>을 보다가"
(따-다닥-닥 매맞는 소리에 몸을 움찔거리는 명길. 머뭇거리는 병석)
담임:"빨리 해!"
병석:"시 교육위원회의 단속반에 걸려서"
(따-다-닥)
병석:"유기정학을 받게 됐습니다"
(따-따-따-따 겁에 질려 조용한 아이들.
안됐다는 표정으로 병석을 바라보는 명길)

다음 장면 계속 보시죠! 세번째 씬에서 나타내려 하는 바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병석이 영화에 완전히 흠뻑 빠져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적절하게 나타내고 있죠.

6. 다시 교무실
(병석이 선생님들 앞에서 열심히 영화에 대해 떠들고 있다)
병석:"<나의 청춘 마리안느>는 너무 예술적이라 애들한테는 좀 어려울겁니다.
그리고 <삼총사>는 재미있지만 교육적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율리시즈>가 좋겠습니다"
김선생:"어떤 영환데?"
병석:"(입술을 한번 다시고 나서) 호머의 서사시 '오딧세이'를 영화화한 작품인데,
이태리의 거부 디노 데 로렌티스와 카를로 폰티가 공동으로 제작했습니다.
카를로 폰티는 소피아 로렌의 남편입니다.
출연 배우는 미국에서 커크 더글라스와 앤소니 퀸,
이탈리아에서는 실바노 망가노와 롯사나 포데스타같은 스타급들이 총 출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각색은 무려 일곱명이 맡아서 했는데,
그들 중에는 '젊은 사자들'을 쓴 소설가 어윈쇼우와,
'특종기사'라는 희곡으로 유명한 극작가 벤 헥트도 끼어 있습니다"
(여기 저기서 감탄하는 선생님들의 얼굴.
명길은 병석의 그런 모습을 부러운듯 바라본다)
담임:"(병석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임마! 영화내용을 말하란 말야"


일단 준비된 자료는 여기까지입니다. 더 좋은 장면을 찾는데로 계속 소개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시나리오 많이 읽는것! 절대 잊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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