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짧은 소묘" 의 원제는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이다.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는 20여개의 방대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다. 매년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는 이 연극은, 그 중 다섯개의 이야기로 선별, 구성되어지며 때로는 뮤지컬로서의 변환을 꾀하기도 한다. 금번 "중앙극예술연구회 25주년 동문재학생 공연" 은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지고 그러한 연유에서 부득이한 제목의 변환을 꾀하였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이 세상엔 참 많은 사랑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 중 사랑이 늘 달콤하고 로맨틱하기도 하다지만, 가슴 떨리는 설레임 이상으로 때에 따라서는 권태와 애증, 그리고, 그에 따른 아픔과 상처의 기억이라는 양면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사랑을 이 극에서는 "소풍" 에 비유한다. 어쩌다 떠나는 "소풍" 전야의 설레이던 달콤함과 다르게 당일 기대와는 달리 지쳐버린 귀가 길의 단상이, 때로는 못내 아쉬운 그 후기의 감상이 "사랑'과 매우 일치됨을 우리는 이 극을 통해 알 수 있다.

"사랑에 관한 짧은 소묘" 는 여관을 배경으로 우히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랑을 그린다. 이 극 안에서의 여관이라는 공간은 소위 연상 되어지는 퇴색한 세속의 그 곳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긴 여행길, 여독에 지친 몸은 잠시 쉬어 머물면서 다시 이어질 사랑의 긴 여정을 준비하는 작고, 따뜻한, 매우 소중한 공간인 것이다.

이 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야기... 어쩌면 누구나 한 번 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 내 삶의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따스한 교감의 정감어린 소묘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