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겁탈/마음의 창 연출 - 9기 산업정보학과 '91 김재한
91년도에 극회 '제3 스튜디오'라는 워크샵을 마치고 제가 속해있는 -숭실ob남성합창단- 의 공연을 위해 미국을 다녔왔지요.. 그때 돌아오는 미국 비행기(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에서 'Home alone(나홀로 집에)'라는 영화를 하더라고요. 그 영화는 그해 겨울에 우리나라에서 개봉을 했지요.

그 영화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너무나 귀여운 말썽꾸러기 '맥컬리 컬킨'이 주인공이였지요. 가족 모두들 스키장으로 놀러가고 혼자 남은 꼬마는 상상도 안되는 도둑들과 한바탕 커다란 싸움을 하고 결국 무서워하던 주변의 인물들과 친해지고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집안을 치워 놓고 잠들었던 꼬마. 그리고 비행기가 없어서 트럭을 타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 그때 두눈에 눈물이 흐르며 엄마는 달려오는 꼬마를 안습니다. 저도 그때 눈물을 흘렸답니다.

이때 음악이 나옵니다. 요번 연극에서 생일선물 시작과 마지막에 흘러나온 'christmas tree' . 이때 꼬마의 마지막 대사 "merry christmas!!!" 정말이지 제가 그 꼬마가 아니었나 싶네요.. 말썽도 많이 피우고 건방도 많이 떨었습니다. 하지만 선후배님들이 그 꼬마처럼 귀엽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20주년 공연이 여러분들 가슴에 우리 극회 가족 모두가 서로서로에게 주는 따뜻한 선물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을 비롯한 극회가족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극회의 모든 가족들, 그리고 혹 삶에 인연이 아직 안돼서 만나지 못했던 우리 극회의 모든 식구들 정말 사랑합니다. 선배님들이 계셨기에 극회가 있었고 후배님들이 계셨기에 극회는 존재합니다. 그리고는 내년, 새롭게 태어날 우리 극회의 아이들이 있는한 극회는 계속됩니다. 20주년을 걱정하셨던 선배님들, 어려웠지만 즐겁게 공연을 만든 선후배님들 떨어져 있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응원해 주셨던 많은 선후배님들.... 당신들이 극회의 주인이고 주인공입니다.

32년을 살면서 어제처럼 즐거운 축제는 거의 없었던것 같습니다. 나이와 학번을 뛰어넘어서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즐거워하고 많이 웃고 또 울고 했던일은 ..... 이제 일상으로 조심스럽게 돌아가렵니다. 많이 늘어있는 빚도 갚으면서 못했던 작업도 하면서 어제 받은 선물 가슴속에 잘 정리하고 열심히 또 살아보렵니다.

시간이 지나면 20주년 공연은 좋은 술안주로 또 이야기꺼리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겁니다.

20년을 한결같이 극회를 보살펴주신 교수님처럼 바른 선배로 멋진 선배로 남기 위해 삶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빠다가 되겠습니다. 지금 당장 하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하렵니다.

극회식구 모두를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