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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끝나고 난 뒤...]
끝나면 정말 시워~ㄴ 할 줄 알았습니다.
나를 옥죄고 있던 이 갑갑하고 답답함에서 벗어날 줄 알았습니다.
시간이라는 족쇄에서 풀려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진정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
영화보기, 여자친구 만나기, 친구랑 스타한판 하기, 후배들이랑 연극보러 가기..
이것들을 다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리석었습니다.
20주년 기념공연...
전 이것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못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가 다 지나기도 전에 전 걱정이 됩니다.
매일 모이던 우리 캐스트... 스텝들을 볼 수 없으니까요.
영진이형의 푸짐한 웃음도, 원혜누나의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도,
재한이형의 애정어린 시선도 이제 보기 힘들테니까요.
도원이형의 카메라 앞에서 제가 너무 까불댔나 봅니다.
승민이형하고 연극하면서 제멋대로 튕겨져나가 참 무던히도 속썩였지요.
그러면서도 미형이나 소라,아미,지환이,정석이.. 이들에게는 선배말 잘 들으라고 큰소리나 치고..
정작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주제에...
연습시간 누구보다 열심히, 진지하게 임했던 순형이 누나..
우리의 클레오파트라, 할머니 선영이 누나..
나의 엠에쎈 앤.. 혜진이 누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현주 누나..(진짜예요. 누나..ㅠ.ㅜ)
진짜 간호사가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열연을 한 "빨리요~" 예진누나..
양말이 필요하다는 말에 신고 계셨던 양말까지도 벗어주신 의상 지성이누나..
마지막에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열연을 해준 우리 막내 혜자..
수원이형의 밤샘작업을 매일 들으면서도 연락한번 제대로 못해드렸던 저였습니다.
호식이형을 비롯한 여러 선배님들의 깊은 애정과 관심, 그리고 격려에 대해 응답을 못해드린 것이 사실입니다.
어제 참 가슴에 많이 와닿더군요.
선배님들께서 같이 못하신 것은 어찌보면 후배들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져 있었기 때문임에도..
저희들이 더 열심히 연락을 했었더라도...
그러고보니 참 많은 사람들이 이번 공연을 지켜봐 주셨습니다.
첫날 첫공연때 민진이가 앞에 앉아있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떨리는 마음도 진정되었구요..
어제 우리 아가씨가 들어오지 못해서 좀 아쉽긴 했어도 두번째 공연도 잘 넘어갔구요..^^;;
세번째 공연은 긴장이 풀어져서.. 그래도 조우리 어머님이 왔다가신 것도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 감동의 물결이었죠..
우리의 연기는 마지막이란 생각에서였는지 너무도 진지하고 즐겁고 경쾌했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긴 하지만요..^^;;
더군다나 마지막 우리 교수님의 환갑기념 기념패증정.. 교수님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고..
저도 하마터면 울컥할 뻔했죠..
항상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현실은 참 힘들다...
하지만.. 이 힘든 현실이 없다면.. 난 아마 참 재미없어 할거다...라고...
우리 극회..
수많은 모순점을 가지고 있고 제각기 자신의 아픔을 간직한채로 웃으며 만나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전 이 사람들을, 이 동아리를, 극회를 지탱해주는 힘을 사랑합니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말로 표현 안해도 항상 생각하고 있으니까..
때론 삶에 지쳐 쓰러질거 같을때도 마음 한켠에 오아시스처럼 항상 자리하고 있는..
그래서 넘어가기 전에 나를 바로 잡아세워주는 곳이 극회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어제 무대에 선 것이 가슴 벅찰 정도로 행복했고, 형,누나들의 "수고했다" 한마디가 알알이 가슴에 박혔습니다.
전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부끄럽더군요.
하지만 부끄러워하지 않을랍니다.
그 말씀은 저에게 한 것이 아니라 극회 모두에게 한 말씀들이셨으니까요.
아아.. 한동안 그리워할 거 같습니다.
원혜누나의 너털웃음이, 영진이형의 산적웃음이, 재한이형의 느끼한 웃음이, 인규형의 화끈한 웃음이,
승민이형의 시원한 웃음이 다 그리워질테니깐요..
순형이누나의 까르르 웃음, 미형이의 함박웃음, 혜진누나의 애교웃음, 현주누나의 애기웃음,
선영이누나의 호탕한 웃음, 예진이누나의 잔잔한 웃음까지도..
그리고 우리 애기들.. 지환이,정석이, 아미,소라,나미, 혜자..
도원이형의 날카롭게 파고들었던 카메라..
우리 극회의 모든 식구들...
한동안 참 쓸쓸할거 같네요.
웅..ㅠ.ㅜ
special thanks:
은혜야.. 기획 아닌 기획하느라 고생 많았다.
수원이형.. 포스터랑 팜플렛 만드시느라 숱한 밤 새신거 압니다.. 고맙습니다.
기옥이누나.. 못난 얼굴 귀엽게 변신(?)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진이에게도 비행기삼촌(??) 공연 잘했다구 전해주시구요.. 헤헤..^^;;
종선이누나, 주현이누나.. 공연 중간중간에 배역 바뀌는 분들 분장을 하나하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주현이누나.. 차기 대권은 누나에게.. ㅡㅡa 저두 한몫 거들겠습니다...^^;;
그리고.. 도원이형하고 같이 오셨던.. 그분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저희를 언제나 찍어주시고 너무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밖에 만재, 보선이, 나미, 안나, 선정이, 순태, 승철이, 정주, 지훈이, 진옥이, 승현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특히.. 연출하랴, 기획하랴.. 정신없었던 재한이형에게 고마움을 전하구요..
모든 어려운 일에 최선을 다해주셨던 "아버지" 승민이형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극회를 이끌어주시는 교수님과 성열이형.. 그리고 총연출을 해주신 영진이형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여우새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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